■ 커피의 재배 지역
커피는 적도를 중심으로 남위 25º에서 북위 25º사이의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속하는 나라에서 생산되는데 생산 지역이 하나의 벨트를 이루고 있어 이를 커피 벨트(coffee belt) 또는 커피 존(coffee zone)이라고 한다. 이 지역 중에서 커피 생산 지역은 북위 18º사이에 걸쳐 있으며, 약 60여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 커피재배 조건
① 기온
아라비카종은 까다로운 생육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연간 평균 기온이 15~24ºC 정도가 적합하며, 서리가 내리지 않는 지역이어야 한다. 주간에 22ºC 를 넘지 않아야 하고 야간에도 18ºC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하며, 일교차가 최대 19ºC 를 넘지 않아야 한다.
기온이 25ºC 이상이 되면 광합성 활동이 위축되며, 30ºC 를 넘을 경우 엽록소가 파괴되고 꽃이 시들게 되므로 제대로 결실하지 못하게 된다. 기온이 높으면 커피 녹병(CLR)이 더 잘 번성하게 된다. 한편 기온이 너무 낮은 경우 잎이 하얗게 되거나 누렇게 변색이 되며 특히 4ºC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잎이 뒤틀리고 반점이 생기며 결국 시들어 떨어지게 된다. -2ºC 이하에서 6시간 이상 노출이 되면 커피나무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죽을 수도 있다.
② 강우량
꽃을 피우기 위해 적어도 몇 달 동안의 건기가 꼭 필요하며 꽃이 동시에 피어야 수확이 용이하다. 일 년에 한두 차례의 수분 스트레스(water stress : 물이 부족한 경우 식물의 생육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을 수분 스트레스라고 한다.)는 개화를 유발하기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진다. 2~3개월 동안의 건기가 수확기와 같이 시작되는 것이 이상적이며, 아라비카종은 토양층이 깊고 물 저장능력이 좋다면 4~6개월의 가뭄도 견딜 수 있다.
커피 재배에 적당한 강우량은 아라비카종은 연간1,500~2,000mm, 로부스타종은 2,000~2,500mm 정도이다. 배수만 잘된다면 강우량 2,500~3,000mm 정도는 큰 문제가 없으나 과도한 강우량은 토양 침식을 일으키며, 또한 커피를 수확 후 햇빛에 건조하는 데 많은 장애를 준다.
따라서 강우량이 3,000mm가 넘는 지역은 커피 경작과 수확 일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강우 분포가 쌍봉형(bi-modal)인 지역(우기-건기-우기-건기)에서는 두 번의 개화기가 있게 된다.
③ 습도
커피 재배에 적합한 대기 습도 수준은 아라비카종은 60~65%, 로부스타종은 70~75%이며, 대기 습도가 85% 이상이 되면 커피 품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름이나 안개에 의해 습도는 증가하게 되는데 그 결과 구름이나 안개가 잘 끼는 지역에서는 건기에 부족한 강우량을 부분적으로 보충해 줄 수 있다. 안개는 또한 토양의 습기를 증가시키며 산악지역의 아침 이슬도 건기에 물 공급 수단이 된다.
④ 토양
커피 경작에 적합한 토양은 화산성 토양의 충적토 또는 양반층이나 지하수층 위에 있는 것이 좋으며, 표토층(top soil)의 깊이는 뿌리가 충분히 뻗을 수 있고 물의 저장을 위해 2m이상이 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건조한 지역은 표토층이 더 깊어야 한다. 표토층이 깊고 투과성이 좋으며 약산성(ph 5~6)이고 뿌리가 쉽게 뻗을 수 있는 다공질의 토양은 배수 능력도 좋아 커피 경작에 적합하다.
또한, 점토(clay)는 70% 이하, 굵은 모래는 20~30% 이하의 토양이 적합하며 물의 저장 능력이 좋아야 한다.
토양의 차이는 커피 맛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커피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의 아라비아 고원은 화성암의 풍화에 의해 형성된 부식토 함량이 높은 토양이 분포되어 있다. 브라질의 유명한 '테라로사' 역시 부식토가 풍부하고 질소 인산, 석회 포타슘(potassium)이 다량 함유되어 풍작을 거두기에 적합한 토양이다. 중미의 고산지나 남미의 안데스산 지역, 아프리카 고원지대등 커피 생산국의 토양이 대부분 화산 작용으로 생신 화산회질과 부식토가 잘 어울려 있어 품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 커피 재배 토양>
적합한 토양 | 부적합한 토양 |
● 유기질이 풍부한 화산암이나 화산재, 염기성 암석, 충적토 침전물로 구성된 토양 ● 화성암의 풍화에 의해 형성된 부식토 함량이 높은 토양 ● 표토층이 깊고 투과성이 좋고 약산성이며, 다공질 토양 ● 현무암성 토양 ● 무기질이 풍부하고 침식이 잘 안되며 물과 영양분 저장 능력이 뛰어난 토양 |
● 점토가 너무 많이 포함된 토양 ● 물 저장 능력이 안 좋은 모래나 암석 또는 홍토(紅土)화된 토양 ● 지하수면이 높은 지역 ● 범랑(flood)이 자주 발생하는 토양 ● 화강암성 토양 ● 물이 너무 잘 빠지거나 잘 안 빠지는 토양 |
⑤ 일조량(햇볕)
커피 열매의 수확을 위하여 약 2,200~2,400시간의 일조량이 필요하나 강한 햇빛과 열에 약해 이를 막아주기 위해 셰이드 트리(shade tree)를 함께 심어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⑥ 지형과 고도
커피 경작에 적합한 지역은 평지나 약간 경사진 언덕으로 이는 표토층이 깊고 물 저장 능력이 좋으며 경작과 기계화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경사가 20º 이상이면 침식이 심하고 기계화가 어려워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
아라비카종은 재배 기온이 낮아야 하므로 높은 지대에서 재배가 되며, 반대로 로부스타종은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 재배가 되므로 저지대가 재배 지역으로 적합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적도 부근은 연중 기온이 높고 적도에서 연 고위도로 갈수록 기온이 낮아지므로 아라비카종의 재배 지역이 적도는 2,400m인데 비해 고위도 지대인 위도 24º 지역은 1,000m로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커피는 고지대에서 생산할수록 보다 단단하고 밀도가 높아 향과 플레이버(falvor)가 더 풍부하고 맛이 좋다. 또한 더 진한 청록색의 빛을 띤다. 특히 신맛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좋아진다. 여기에 온도까지 낮으면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지는데 이 같은 현상은 일교차가 저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며 보다 강한 자외선 복사열에 기인한다. 반대로 온도가 뜨겁고 습도가 높
은 환경에서 빨리 성숙된 커피는 플레이버와 열매의 조직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 지대별 커피의 특성>
구분 | 색 | 밀도 | 향 | 신맛 | 바디 | 재배 | 가격 |
고지대 | 짙은 녹색 | 강함 | 강함 | 강함 | 강함 | 어려움 | 고가 |
저지대 | 옅은 녹색 | 약함 | 약함 | 약함 | 약함 | 쉬움 | 저가 |
⑦ 바람
강한 바람은 커피 경작에 적합하지 않으며, 강한 태풍은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가지를 부러뜨리며 심지어 나무를 쓰러뜨리기도 한다. 그러므로 커피 농작을 만들기 전에 이러한 요소를 충분히 감안하여 사전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태풍의 경로 지역은 피해야 하며, 바람이 강한 지역은 나무키가 작고 가지가 튼튼하여 바람에 강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무역품이나 해풍 등과 같이 강력하지는 않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바람은 과도한 증발 작용을 일으켜 나뭇가지가 시들거나 꽃과 수확을 앞둔 열매를 손상시킨다. 바람이 강한 지역은 셰이드 트리(shade tree)나 방풍림(wind-break)을 심거나 방풍시설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