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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커피 문화 이야기 [동유럽국가]

by 쏭주부 2025. 1. 8.

■ 동유럽 국가

시라센 제국(Saracens)이 분열되고 있을 무렵 유럽인들은 십자군(crusades)을 조직하여 이슬람 세계로 원정을 보냈다. 

이 떄 십자군 병사들은 처음으로 이슬람교 지역에서 자유롭게 커피를 향유하게 되지만 유럽에서는 이교도의 음료라 하여 자유롭게 마실 수 없었다. 그러나 십자군원정 이후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들면서 근대정신에 눈을 뜬 유럽인들은 종교적 교리로 인하여 이교도의 음료로 낙인찍힌 커피에 대해 관대해지게 되었다.

 이후 르네상스라는 문예부흥 운동으로 근대정신에 눈뜨게 되었고, 종교 교리에 묶여있던 커피에 대해서도 커피는 '시민에게 영감을, 음악가에게는 악상을, 철학자에게 진리를, 그리고 정치가에게 평화를 전하다.'고 찬미할 정도였다. 그 예로 교황 클레멘트 8세는 커피 금지령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커피를 마신 후 커피의 맛에 감복하여 커피에 세례를 내렸다.

이것은 커피가 전 유럽으로 퍼지는 데 큰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17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기독교들도 마음 놓고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자 1645년 베니스에서 처음으로 커피하우스가 생겼다.

 동유럽국가의 커피의 시작은 오스만 튀르크의 점령으로부터이다. 튀르크의 전사들이 전쟁터에 나갈 때에는 항상 커피가 함께 했다. 기운을 복돋아주고 부족한 잠을 이기게 해주는 전쟁터의 필수품이었다. 커피 없는 전쟁터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투르크 전사의 필수품이었던 커피는 유럽인들의 본격적인 커피 문화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였다. 튀르크 제국이 기독교권을 점령하면 반드시 커피를 전파시켰다. 물론 선교의 한 방편이기도 하였다. 서서히 기독교권에 커피가 전파되기 시작할 즈음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 Vienna)에서 유럽 커피 문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1683년, 헝가리를 정복한 튀르크의 전사들은 그 여세를 몰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을 향해 전쟁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이 빈에서 튀르크 전사의 승승장구 행진은 발목이 잡혔고 대참패를 하게 된다. 빈만 함락시키면 유럽 대륙으로의 길이 활짝 열리는 중요한 전투에서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운명이 그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커피는 바로 이 전투에서 세계를 향한 정복의 역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대패한 투르크의 전사들은 엄청난 물량의 군수 물자를 챙기지도 못하고 황망히(慌忙-) 퇴각하게 된다. 이 때 놓고 간 군수물자 중에는 20만 대군이 마실 엄청난 커피가 섞여 있었다. 동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커피 시장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젊은층의 소비자들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는 접하지 못했던 좋은 커피를 즐기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하여 폴란드, 헝가리, 체코, 불가리아,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니 등의 나라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커피 음료로 회귀하면서 서구식의 전문 커피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①  러시아(Russia)

러시아 사람들은 커피에 크림 또는 우유를 넣거나 레몬 조각, 아이스크림, 설탕 대신 잼 등을 넣어 다양한 형태의 커피를 마시고 있으며, 아직도 지중해 연안의 코카서스(Caucasus) 지방에서는 터키식 커피를 고수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러시아의 특유한 커피라 할 수 있는 러시안 커피(Russian Coffee)는 코코아 가루에 커피를 붓고 설탕을 넣은 것인데 그 밖에도 사과나 배, 여러 가지 과일 등을 저며 넣고 코냑(cognac)을 부어 마시기도 한다.

러시안 커피 이외에 커피에 설탕을 넣고 아이스크림이나 휘핑크림을 얹은 커피는 플로트(Coffee Float)라고 하는데 플로트(Float)란 '뜨다, 떠오르다'의 뜻으로 커피에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 휘핑크림을 얹는 것을 의미한다.

에스프레소(espresso)에 설탕을 넣은 후 생크림이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휘핑크림을 얹고 차갑게 마실 때에는 에스프레소에 얼음을 갈아 넣는다.

러시아에서는 매우 진한 커피를 즐기는데 여기에 크림을 넣고 달콤한 설탕 또는 잼을 넣었다는 뜻으로 카페 글라세(Cafe glace)라고도 한다. 초콜릿을 넣은 핫 모카 자바(Hot Mocha Java)는 그 옛날 자바 섬에서 초콜릿을 많이 먹기로 유명한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 같은 형태의 커피를 즐겨 마셨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러시아 같은 추운 지역에서 주로 애음되고 있다. 원래 서양에서는 핫 모카 또는 핫 모카 자바(Hot Mocha Java)라 불리는데, 이 명칭은 보통 초콜릿을 넣은 커피에 붙여지고, 때로는 커피를 총칭하거나 최상품의 커피에 붙이기도 한다.

핫 모카 자바

 

②  폴란드(Poland)

18세기에 들어서 커피를 마시는 풍습이 펄란드에 널리 퍼졌는데, 폴란드에 커피가 전래된것은 동쪽 지역과 서쪽 지역의 두 갈래로 전래되었다. 동쪽 지역으로부터는 터키와의 전쟁 때 얻게 된 전리품 커피를 군인들이 호기심으로 마시기 시작한 떄부터이며, 서쪽 지역으로 부터는 부유한 귀족과 시민들이 외국과의 교류를 통하여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18세기에 들어와서는 사회 계층과 지역을 불문하고 커피를 마시는 유행이 급속히 퍼져나갔으며, 커피와 마찬가지로 차(Tea)도 마시기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으나 18세기 말에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이후부터는 급속도로 퍼져나가서 결국 19세기부터는 커피를 제치고 폴란드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되었다.

POLAND(폴란드)의 POL(폴)은 들판이란 뜻으로 폴란드는 산이 드물고 평야가 끝없이 이어진다. 폴란다는 가톨릭 국가로서 국민의 95%가 가톨릭 신자이며 성당이 전국에 1,500여개 있고 성직자도 2만여 명이나 된다. 폴란드는 겨울이 길고 가을부터 봄까지 계속 겨울 날씨이며, 겨울 날씨는 음침하고 안개가 많다. 그래서 폴란드에서는 일찍부터 살롱(salon) 문화가 발달하였다. 건물의 지하층은 대부분이 살롱이었으며 사람들은 이 살롱에 모여 긴 겨울 밤 동안 포도주를 마시며 예술과 인생을 논하였다. 이런 영향으로 폴란드는 문학이 발달하여 폴란드인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인만도 4명이나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음악의 시인 쇼팽,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 과학자 퀴리부인, 바웬사 그리고 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조국도 폴란드이다.

그래서인지 폴란드 커피도 지독히 진하다. 커피 4분의 1잔으로 뜨거운 물을 타서 두 잔으로 만들어 두 사람이 나누어 마신다. 4분의 1잔으로 2잔을 만들었는데도 진하니 동유럽의 커피가 얼마나 진하게 마시는지를 알 수 있다.

 

Pożegnanie z Afryką.   [출처] 폴란드 크라쿠프 에스프레소 전문카페 ([유랑]유럽여행의든든한동반자) ❘ 작성자 레나타

 

③  헝가리(Hungary)

동유럽에 속하면서 비교적 맛이 진한 커피 문화를 발전시킨 헝가리는 커피의 전래과정에서 귀족 계층이 큰 역활을 한 점이 새롭다. 1686년 여러 유럽 국가의 개입으로 부다페스트(Budapest)지역이 터키로부터 회복되었고, 헝가리의 다른 지역들도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부터 귀족 집안이나 유복한 시민픙이 서구 상류층을 따라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1690년경 헝가리 상류층의 식사 습관에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는데 구조적인 조정은 물론이고 세련화와 새로운 메뉴의 채택 등이 이루어졌다. 귀족과 부유한 젠트리(gentry), 그리고 부자 시민들이 이 변화에 등장했는데, 약 한 세대(1690~1720년)에 걸쳐서 마무리된 변화였다. 특히 종세의 정찬과 만찬으로 구성되는 두 끼 식사가 근대의 세 끼 식사로 바뀌었는데 이 덕분에 커피가 아침식사에 채택되었다. 물론 근대 초에도 중세식 식사 습관이 상당 부분 남아 있었지만 세 끼 식사가 정착하면서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정찬이나 만찬 후 그리고 오후에 커피를 마셨다. 특히 손님이 오면 접대로 커피를 냈는데, 이런 경우는 여성들 사이에서 많았다.

 이미 첫 세대에 커피를 원두 그대로 마시기도 하고 우유를 타서 마시기도 했는데 언제 블랙으로 바시고 언제 우유를 탔는지는 불분명하다. 커피를 내리는 기구 역시 처음부터 도입되었고 도자기나 은 또는 크리스탈로 된 커피잔, 금이나 은으로 만든 커피 스푼, 설탕 그릇, 재떨이, 특별 제작한 커피 소반도 있었다. 이처럼 헝가리의 상류층은 식습관을 바꾸고 커피를 마심으로서 자신들을 다른 계층과 차별화 하려고 하였다.

 

 

④  체코(Czech)

체코 사람들은 유럽 전체에서 손꼽히는 커피 애호 국가로서 체코가 동유럽지역에 있기 때문에 체코 사람들은 유럽식 커피를 좋아한다. 체코인들은 동유럽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도 좀 더 절제되고 합리적인 정신과 민주주의를 삶의 기본 질서로 생각하며 살소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들은 아마 이러한 관습이 건강의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자주 선술집에서 거품이 넘치는 흑맥주나 밝은 맥주잔을 놓고 느긋하게 이야기하면서 인생을 낭만적으로 즐기는 낙천적인 장면들이 체코인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 같다. '맥주가 있는 곳에는 인생은 즐겁다'라는 이 나라 속담대로 그들의 음식문화는 물론 고기가 주 음식이지만 요구르트와 차, 커피를 많이 마신다.

체코의 이상 식생활은 우리나라처럼 생활 형태에 따라 또는 가정이나 개인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세끼 즉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한두 번 정도 새참을 즐긴다.

아침에는 대게 설탕이나 꿀을 넣은 차를 마시며, 어떤 사람은 단 것 없이 홍차나 과일 차만 마시기도 한다. 차대신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데 단 것을 넣지 않고 원두커피를 잔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서 2~3분 후에 찌꺼기가 가라앉은 후에 마시는데 이런 커피를 '터키 커피(Turkey kava)'라고 한다. 자유화 이후 인스턴트커피(instant coffee)도 점점 더 인기가 있다. 아이들은 카페인 없는 흰 커피(bil kava)나 코코아 또는 과일차를 주로 마신다. 물론 마시는 것과 함께 검정색의 회향초씨(caraway seed)를 넣은 식빵, 롤빵(rohi k)이나 고리빵(houska)에 버터나 잼(jam) 또는 각종 소스를 발라서 먹는다.

체코 사람들은 유럽식 커피와 다른 독특한 맛의 색다른 음료인 '호밀 커피'라는 것을 즐겨 마시는데 이것을 체코식 커피라고 부른다. 호밀 커피는 호밀 알을 볶아 빻아서 가루로 만든 것을 사용하며, 뜨거운 우유를 넣어서 마시는 아침 커피라고 해서 '호밀 커피'라는 말대신 '모닝 커피(morning coffee)'라고 부르기도 한다.